[지역재생]일제강점기 수탈과 항거의 근대역사가 공존하는 곳, 전북 군산 근대문화도시

Date : 2016.05.30 16:37 / Category : 정보공유/국내사례

시청 등 공공기관의 신도심 이전은 보편적인 도시발전단계 중 하나인데요. 우리나라는 시 외곽이나 신도시 개발에만 치중하는 도시개발정책으로, 기존도심의 인구감소, 경제활력 저하 등 구도심 도시공동화 문제를 방치하고 있었습니다. 최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적으로 구도심 도시재생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요. 전북 군산시 내항은 근대역사문화 기반의 구도심 도시재생 사업으로 연간 200만 명이 찾는 성공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군산 내항, 구도심의 역사와 문화를 재발굴하다.  


군산은 한강 이남 최초 3·1 만세운동 발상지입니다. 옥구농민항일항쟁, 임병창 장군 의병활동 등 일제치하에 활발하게 민족운동이 일어난 도시인 동시에 일제강점기 수탈기지로서 아픈기억를 간직한 한국 근대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입니다.  


전북 군산의 원도심 내항은 오래된 항구도시로 군산의 경제·금융· 문화를 이끌던 도심입니다. 일제강점기 당시에는 일본의 무역 거점으로 호남지방에서 생산된 쌀을 수탈해가는 장소였는데요. 그때 세워진, 구 조선은행 군산지점, 군산세관, 동국사, 일본 제18 은행, 부잔교, 미곡창고, 일본식 가옥 등 170여 채의 근대문화유산 건물이 도심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Photo : 조선비즈-군산 구도심 장미동 일대]


군산 중심지였던 내항 주변 월명동, 해신동, 중앙동 일대는 1996년 군산시청의 조촌동 이전을 시작으로, 법원, 세무서 등 관공서들이 모두 신도심으로 빠져나가면서 급격하게 공동화 현상 문제를 겪고 있었는데요. 2009년부터 군산시는 근대역사문화를 도시자산으로 인식하고 역사문화를 담은 도심재생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낡은 건물을 허무는 것이 아니라 건물에 담긴 스토리와 시대의 흔적 등을 복원해 역사 교육과 체험장으로 활용하기로 한 것인데요.


[Photo : 전북연합 - 군산 근대문화벨트]


이처럼 군산은 근대문화유산을 활용한 도심재생 프로젝트로 원도심에 학습거리와 체험거리가 생겨나고 전국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바뀜에 따라 주변 향토음식점이 활성화되고 사람의 발길이 이어지는 생동감이 넘치는 거리로 탈바꿈하였습니다. 


  군산 근대문화도시 도심재생프로젝트 



군산 근대문화역사박물관


[Photo : 정책기자마당]


군산 근대문화역사박물관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모토로 일제강점기 군산 근대역사와 문화를 항일 독립의 역사로 재탄생시켰습니다. 건물 내부는 시대상을 알 수 있는 자료와 사진으로 꼼꼼히 채우고, 태극기를 게시하고 박물관 주변에는 무궁화 나무를 심었는데요. 나라 잃은 아픔의 역사를 재조명해 근대역사를 체험하는 한편, 수탈의 역사 속에서 항거했던 민족의 혼을 느끼도록 구성하였습니다. 


[Photo : 정책기자마당]


근대문화역사박물관은 군산지역주민들의 자율적인 참여로 통해 이루어진 '기증자 특별전시전' 군산 대표적 근대문화유산 동국사의 '소조석가여래삼존상복장유물 특별전', 전북 출신 서화가를 재조명한 '근대 서화 100년전'등 의미 있고 다양한 기획전시로 관람객들의 발길을 끌어들였어요. 특히, 어린이들을 위한 박물관 체험학습지를 제작하고 다양한 역사문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군산 근대문화역사박물관은 개관 4년 만에 전국 5대 박물관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군산세관


군산세관은 일제감점기부터 1990년대까지 실제 군산세관을 업무를 보던 공간으로 원형이 가장 잘 보전돼있는 건물입니다. 국내 현존하는 서양 고전주의 3대 건축물 중 하나로 유럽사람이 설계하고 벨기에에서 붉은 벽돌과 건축자재를 수입하여 건축했다고 해요. 현재 호남 관세전시관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해설사가 상주하고 있습니다. 



근대문화재 정비 - 근대미술관, 근대 건축관 


국가 등록문화재인 조선은행과 일본 제18 은행을 각각 보수·정비하여 각각 근대건축관과 근대미술관으로 개관하였습니다. 


<근대건축관> 


조선은행은 조선총독부 직속금융기관으로 식민지 경제수탈의 대표적 금융기관으로 1922년 설립되었습니다, 채만식 소설 '탁류'의 무대이기도 한 이 공간은 광복이후 한국은행으로 바뀌고 한국은행이 이전하면서 얼마 전까지 유흥시설로 사용되고 있었는데요. 여러 번의 화재와 업소의 시설물로 건물손실상태가 심각하였었습니다.



현재 이 공간을 복원하여 근대건축관으로 개관하고, 개항부터 현재까지 군산의 역사적 사건을 보여주고, 각각 전시실에는 근대 시기 군산의 아픈 수탈사와 근대 건축모형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근대미술관>


일본 제18 은행은 쌀을 반출하고 토지를 강매하기 위해 1914년 건립된 나가사키18은행 군산지점이에요. 광복 이후 대한통운 군산지점으로 사용되면서 내부공간과 외형이 변형되고 훼손이 심각하여 보존상태가 열악했는데요. 개·보수를 통해 근대미술관으로 다시 태어나 기증받은 미술작품 전시와 지역작가의 전시공간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근대문화 유산 예술창작밸트 


군산 내항의 근대산업유산을 활용해 역사의식 고취와 동시에 예술창작공간을 조성하였습니다. 


미즈상사 - 미즈카페 


미즈상사는 일제강점기 무역회사 건물로 당시 일본인이 운영한 미즈상사는 식료품과 잡화를 수입해 판매하던 회사였습니다. 해방 이후 검역소로 사용하고 있었는데요. 근대역사박물관 정면에 있던 건물을 이전 및 보수 복원하여 1층은 카페테리아, 2층은 북카페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음료를 받아 다다미방에서 차를 마시며 공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적산가옥 - 장미갤러리  


적산가옥은 일본식 이층집을 부르는 명칭입니다. 군산에는 이런 적산가옥이 많이 남아있는데요. 장미갤러리는 일제강점기 당시 건축됐지만, 용도와 기능을 확인할 수 없는 건물이었습니다. 해방 이후 위락시설로 사용되다 개보수를 통해 문화체험공간으로 개관하여 1층은 컵 받침, 향초 만들기, 손수건만들기 등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2층은 미술 전시공간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한통운창고 - 장미공연장 


곳간을 의미하는 장미동에 있는 건물로, 1930년대 조선미곡창고주식회사에서 쌀을 보관했던 창고였습니다. 일제강점기 쌀 수탈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장소로 예술창작밸트 사업을 통해 다목적 공연장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이 밖에도 군산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이성당'과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배경이던 '초원사진관' , 장군의 아들, 타짜 등 영화촬영지로 유명한 '히쓰로가옥', 국내 최장 '새만금방조제' 등 기존 관광지와 연계하여 구도심 재생사업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역주민들도 도시재생 사업에 활발하게 참여하여 '펀빌리지협동조합'과 '컨츄리맨협동조합'등이 설립되고 자발적인 도로, 담장개선 등 구도심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서 모범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군산 도심재생 사업 그 후... 


군산은 몇 년 전만 해도 한적한 지방 도시였는데요 근대문화 도시 도심재생프로젝트를 시작한 후 관광객과 외지인들이 급증하면서, 근대박물관 유료 관람객만 2013년 22만여 명에서 2014년 41만 명, 지난해 81만여 명으로 해마다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박물관을 다녀가지 않은 일반 관광객을 포함하면 군산을 방문한 관광객은 총 200만 명이 넘는다고 해요. 최근 지역 토지가가 4배 이상 뛰는 등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우려도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는데요. 군산시는 올해부터 5년간 신흥동 일대 1만㎡에 1930년대를 복원한 ‘근대마을’을 만들 계획이며, 1960년대 없어진 군산항역(驛)을 복원하고, 폐철도부지를 활용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합니다. 



처음 군산시에서 근대문화도시를 계획했을 때 “왜색이 짙다. 아픈 역사를 왜 되살리려고 하느냐”는 지적이 많았는데요. 군산시는 옛 도심 활성화와 더불어 아픈 역사를 재조명해 미래 세대에 교훈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합니다. 현재 도심재생 프로젝트는 생활 터전을 개선하고 보완하는 등 주민 중심의 사업에 중점을 두고 추진되고 있으며 옛 도심을 살리고 아픈 역사를 통해 교훈을 일깨우는 작업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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