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재생] 버려진 공간의 재탄생-구슬모아 당구장, 소다미술관, 눈

Date : 2015.11.27 10:00 / Category : 정보공유/국내사례

하얀 벽에 네모난 공간으로 정형화된 공간이기에 어쩌면 무개성적이고, 재미없고, 근엄한 느낌까지 드는 미술관들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버려진 상가, 40년 동안 사람이 살았던 주거공간 그리고 방치됐던 대형 찜질방을 재건축한 미술관들이 비상업적이고 실험적인 전시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죠. 이런 대안공간들이 지금 한국 문화계에서 큰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젊은 예술가들이 아예 전시할 기회를 갖기 못하는 현실에서 이러한 대안공간은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장이자 실험실이 되었는데요. 버려진 공간에서 가장 즐거운 생산물을 만들어낸 이 대안공간들, 지금 만나보겠습니다. 


  방치되었던 당구장이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 구슬모아 당구장


'구슬모아 당구장'이 있던 골목은 한남동 독사당로의 외진 곳에 있어 오랫동안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텅 빈 곳이었어요. 그리고 대림미술관은 이 공간을 개조해 '대림미술관 프로젝트 스페이스 구슬모아 당구장'을 열었습니다. 대림미술관에서 보여주지 못한 젊은 미술가들과 디자이너, 건축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전시를 통해서 젊은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도모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2012년 개관 이래로 디자인, 시각미술, 건축, 음악, 문화, 출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총 17팀의 크리에이터와의 19회 전시를 이어나갔고, 2015년에도 공모를 통해 선정된 9팀의 크리에이터들이 새로운 창작의 가능성을 시험해보고 있답니다. 이 외에도 매주 목요일 저녁에는 큐레이터 토크, 포트폴리오 리뷰, 작가 워크샵, 오픈 스튜디오 등 작가와 관객이 함께하는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어요. 


예전에는 단국대학교 캠퍼스에 있던 곳이기에 분명 이 당구장에는 대학생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서 시간을 보냈을 텐데요. 2년간 방치되었던 곳이 이제는 누구나 쉽게 참여하고 즐기는 문화예술 전시공간으로 변한 것이라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불량배들의 아지트인 폐허 찜질방이 문화예술으로 재탄생, 화성 소다미술관


수원 화성시 안녕동에 위치한 소다미술관은 한 때 대형찜질방을 염두에 두고 공사를 시작한 건물이랍니다. 트렌드의 변화와 입지적인 조건으로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되어 1층 철근 콘크리트 벽체와 천장 구조까지만 마무리한 상태에서 공사는 중단되었고, 이후 4년 동안 방치된 채로 버려져 있었습니다. 


공사가 중단된 후 사람이 찾지 않는 공간이 되어가자 이 공간은 불량배들의 아지트로 변해갔는데요. 건축주는 이에 슬럼화된 부지를 살리기 위해 예술과 문화를 복합적으로 다루는 미술관이라는 공간을 만들기로 결정했고, 이제 '소다미술관'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찜질방으로 쓰려 했던 건물의 뼈대를 그대로 살렸고 내부에는 목욕탕과 불가마 용도로 쓰려던 방의 구조가 그대로 남아있으며, 건물 일부는 천장을 뚫어 하늘이 보이게 했습니다. 


기존의 화이트큐브인 미술관, 전시공간에서는 보여줄 수 없었던 설치, 퍼포먼스 등을 소다미술관에서 보여주고 있으며, 특이한 구조 속에서 관람객들은 공간 자체를 느끼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지역주민들의 문화 예술 교육 프로그램인 '소다 컬쳐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일반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과 같은 콘텐츠를 통해 지역주민들의 참여를 스스로 이끌어내고 있으며 함께 상생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답니다. 



  40여년 넘게 주거공간으로 사용되던 집이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 눈


과거 수원 행공동에서 40여 년이 넘게 주거공간으로 사용되었던 소박한 집을 개조하여 신진작가들을 위한 문화예술 전시공간으로 탈바꿈한 '대안공간 눈'이 오늘 소개할 마지막 사례네요. 운영자가 있는 행궁동이란 지역은 세계문화유산 화성 안 마을이지만, 슬럼화된 채 오랜 기간 방치되었습니다. 그리하여 행궁동의 주민이자 작가였던 운영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인의 집을 전시공간으로 바꿔 마을을 변화시키고자 하였습니다. 


이렇게 소박하고 허름한 주거공간이 전시공간 '눈'으로 변하였고, 매년 기획전시를 통해 작가와 관람객을 행궁동 마을로 불러들이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500명의 작가들이 참여하였고, 골목 안에 문화예술 전시공간이 생기게 되니 마을에 생기와 활기가 돌고 점점 사람들의 발길이 머무는 공간이 되어갔습니다. 


사람들이 사는 골목 안에 전시공간이라니! 그 어떤 공간보다도 소박하고 편안한 공간이기에 어렵게 느껴졌던 문화예술조차도 한 걸음 다가서면 손에 잡힐 듯한 기분이 들 것 같은데요. 지금 이 공간에서는 신진작가 발굴 및 전시, 리뷰 지원, 워크샵, 작가와의 만남과 같은 작가와 관람객이 마음껏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 외에도 '대안공간 눈'을 넘어서 행궁동 곳곳에서는 다양한 재능기부 공연, 들썩들썩 골목난장, 옥상 콘서트, 골목에서 영화제 등 주민 그리고 행궁동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함께 나누고 즐기며 소통하는 프로그램들이 수시로 진행되고 있답니다.


구슬모아 당구장, 소다미술관, 눈 이 공간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조금은 어렵고 근엄하게 느껴졌던 문화예술을 당구장, 찜질방, 집이라는 쉽게 접근가능한 공간 속에서 풀어내면서 친숙함이라는 옷을 입게 했다는 것이죠. 화이트 큐브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공간 자체를 느끼는 즐거움, 미술관이 동네 마실 나가듯 쉽게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는 것이 오늘 소개한 3곳의 대안공간의 공통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진 : 구슬모아 당구장, 소다미술관, 대안공간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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