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재생] 문화공간 조성을 활용한 도시재생 성공사례 ②, 베를린 쿨투어브라우어라이

Date : 2015.11.21 11:00 / Category : 정보공유/국외사례

구도심의 버려진 공간을 활용해 문화공간을 만드는 도시재생 사례에 대한 많은 관심에 비슷한 다른 도시재생 사례를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멀리 프랑스의 안 좋은 소식도 우리나라에 실시간으로 알려질만큼 우리는 세계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세계화 시대에 있어 국가, 지역, 기업, 개인을 막론하고 경쟁력의 원천이 더 이상 물질적, 기술적인 힘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도시의 문화를 통해 국가라는 틀에서 벗어나 세계라는 범주 속에서 큰 힘을 발휘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문화도시란 이미지 전환을 추진하며 도시 경쟁력을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낙후된 구도심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경제 논리에 의해 기존의 노후 시설을 철거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창출할 수 있는 재개발이 주로 행해져 왔었죠. 이런 재개발은 기존 도시구조를 파괴하고 그 지역의 정체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물리적 시설의 개선과 개발이익을 화두로 하여 진행된 재개발사업(Urban Renewal)과는 차별화된 도시재생(Urban Regeneration)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오늘은 문화공간 조성을 활용한 도시재생 성공사례 두 번째 이야기, 베를린 쿨투어브라우어라이를 소개합니다!



문화양조장으로 불리는, 베를린 쿨투어브라우어라이(KulturBrauerei)

베를린의 도심인 프렌즐라우어 베악(Prenzlauer Berg)에 있는 쿨투어브라이우어라이의 의미를 직역하면 ‘문화양조장’입니다. 1842년 처음으로 이 지역에 작은 양조장이 생긴 이후, 1853년 욥스트 슐타이스(JobstSchultheiss)가 자신의 이름을 딴 맥주를 이곳에서 생산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양조장으로서의 역사가 시작됩니다. 1878년에는 근대적인 양조장으로의 확장을 위한 공사가 이루어졌는데, 그 이후 20세기 초까지 이 지역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맥주 양조장으로서 성공적으로 운영되면서 번영하게 됩니다.


19세기 말까지 이 지역의 대표산업으로 여겨졌던 양조산업은 시간이 지나면서 도시의 사양산업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2차 세계대전이 계속되는 동안 맥주 생산은 중단되었으며, 심지어 이 지역은 전쟁포로들의 노역 장소로 이용되기까지 하였어요. 종전 후 쇠퇴하는 지역을 되살리기 위해 다양한 확장사업이 이루어지고 건축 전문가들에 의해 공업 단지의 변형이 시도되었지만, 이 지역은 20세기 중반까지 양조장이라는 기존의 기능을 유지하는 것 이상의 진척은 보여주지 못하였습니다. 결국 1967년 이후 양조장은 더 이상 그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어 전체적으로 해체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다 1974년 해당지구가 역사지구로 지정되면서 건물은 철거되지 않고 1998년 재개발이 시작되기 전까지 원형 그대로 방치된 채 남아있게 됩니다. 하지만 역사지구로 지정된 후 젊은 예술가들이 점점 모여 그들을 주축으로 방치되어 왔던 건물을 점거해 문화적인 활동의 장소로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게 되지요.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양조장의 재생사업 자체는 예술가와 건물주인 민간부문에서 주도하였지만, 1974년 이후 역사지구로 지정되어 왔기 때문에 외관의 변형은 최소화한 채로 도심 재생을 추진하는 방식을 취하게 된 부분입니다. 재개발을 맡은 업체는 총체적인 건축물들에 대한 개조 없이 새로운 건물을 조심스럽게 추가시키는 방법을 택했는데요. 이에 따라 오래된 외벽의 안과 아래로는 현대 문화가 살아 숨쉬고, 지하주차장을 갖춘 무역센터, 엘리베이터 등 다양한 현대의 편의시설들이 존재하게 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오늘날의 쿨투어브라우어라이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죠. 즉 기존의 쇠퇴했던 산업시설이 과거의 모습은 유지한 채 현대의 편의를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하게 된 것이 지역의 문화상업공간으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것입니다. 


리모델링된 현재의 쿨투어브라우어라이는 록, 팝, 재즈 등과 같은 다양한 공연, 전시, 영화상영, 연극공연, 페스티벌 등을 개최하고 문화와 관련된 각종 서비스의 제공을 통해 베를린의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쿨투어브라우어라이 내 각각의 건물들은 특성 있게 사용될 뿐만 아니라, 6개의 오픈 스페이스를 통해서 다양한 문화 이벤트가 개최되고 있어요. 과거의 모습이 훼손되지 않고 그대로 보존되어 있기 때문에 쿨투어브라우어라이는 모든 건물들이 관광객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줄 뿐만 아니라, 과거 지역산업의 산실이었던 양조공장의 역사를 대변하는 산업문화유산으로서의 역할까지 대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젊은이들로 넘치는 도시의 활력공간으로 되살아나고 있으며 베를린의 새로운 문화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답니다. 


더욱 자세한 쿨투어브라우어라이의 스토리가 궁금하시면 클릭!

▶ 폐쇄된 맥주양조장이 문화예술공간으로, 독일의 '쿨투어 브라우어라이'


도시재생 과정에서 쿨투어브라우어라이 주변지역이 역사지구로 지정되었던 것은 성공적인 도시재생에 큰 역할을 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역사지구로 지정되지 않은채 방치되었다면 허물어진 건물이 되어 지금의 쿨투어브라우어라이는 존재하지 못했을테니까요. 또한 건물과 토지의 소유주가 개인의 이익보다 지역 주민과 시의회의 협의를 통해 개발과정에 있어서의 공공성을 확보하였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사례라 자본의 논리에 의한 도시재생에 우려가 논의되는 계기이기도 합니다. 


많은 근대문화유산이 무분별한 개발행위로 사라지게 되면서 문화논리에 의한 도시재생 접근을 주장하는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따라서 역사문화 보존이라는 우리의 요구 및 필요성과 외국 도시의 성공적인 사례를 고려하여, 도시의 역사문화 보존과 재생이라는 두 개의 수레바퀴에 의해 지탱되는 균형 잡힌 개발을 고민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쿨투어브라우어라이 사례를 통해 공공부문이 문화서비스에 개입해야 하는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공공부문이 직접 주체가 되거나, 민간이 주도하더라도 도시재생과정에서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문화서비스의 높은 질적 수준을 보장하는데 있어 공공부문이 민간부문보다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있으며, 도시민들의 경제적 부담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냄으로써 살만한 도시 일상성의 공간을 만들 수 있는 주체가 바로 공공부문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공공부문의 역할만이 중요하다고 단정하는 것은 옳지 않죠. 성공적인 도시재생을 위해서는 도시의 지속성을 위한 어느 정도의 이윤추구도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도시재생의 목적 중 하나가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고 그런 경쟁력은 도시마케팅과 연관이 되어있다고 볼 수 있는데, 도시마케팅의 수행방식과 관련하여 공공부문 단독 수행방식이나 민간부문 단독 수행방식보다는 민관 합동 수행방식이 시민의 참여의도가 높습니다. 이는 도시재생 및 도시마케팅이 정부의 주도 혹은 민간의 주도만으로는 불충분하며, 둘의 조화 속에서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만 그런 조화를 이루기 위한 공공부문의 역할에 대해서 더 많은 고민과 연구가 필요할 것입니다.


쿨투어브라우어라이 홈페이지 : www.kulturbrauerei-berlin.de


이 콘텐츠는 <문화공간 조성을 활용한 선진 도시재생 성공사례 비교 연구_밴쿠버 그랜빌아일랜드와 베를린 쿨트어브라우어라이 사례를 중심으로>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과학대학 도시행정학과 오동훈 교수의 논문을 참조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사진출처: 플리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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