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재생] 홍콩의 사례를 통해 보는 정부주도 도시재생사업의 전략과 시사점

Date : 2015.11.10 15:33 / Category : 정보공유/국외사례

홍콩은 1842년 난징조약에 따라 홍콩섬이 영국에 할양된 후, 서양과 아시아 교역의 거점으로 발전했습니다. 그 후, 1997년 중국으로 반환된 홍콩은 내외부의 많은 사람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금융도시가 되었으며 이미지에 걸맞는 화려한 빌딩과 세련된 경관을 자랑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렇게 화려한 도시 풍경의 이면에는 정반대로 심각한 도시쇠퇴의 문제도 함께 안고 있었죠. 1970년대 도시확장기를 거치며 건축물과 기반시설은 급격히 노후화되고 작은 땅에 빽빽이 들어선 건물들로 인해 홍콩의 구도심 문제는 심화되어 갔습니다.

홍콩정부에서는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정부 주도의 도시재생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으로, 다양한 층위에서의 계획이 논의되고, 보다 효율적이면서도 공공성을 놓치지 않는 도시재생사업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오늘은 홍콩의 사례를 통해 정부 주도의 도시재생사업과 그를 통해 알 수 있는 시사점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홍콩 정부가 주도하는 10년 간의 장기 프로젝트, 서구룡 문화예술지구 조성 사업



홍콩에서 진행중인 대표적인 도시재생 사업으로는 '서구룡 문화예술지구 조성 사업'이 있습니다. 얼마전에도 소개해 드린 적이 있었는데요. 쇼핑과 관광으로 유명한 홍콩에 문화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 도시의 예술적 감성이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인 '서구룡 문화예술지구 사업'은 1998년부터 현재까지 10여 년이 넘는 시간을 투자해 만들고 있는 장기 프로젝트랍니다.

서구룡 지역은 육로로는 중국, 해상으로는 홍콩과 가까운 곳이 위치해 있다는 지리적 특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 정부와 홍콩 정부에서는 이곳을 유럽과 아시아의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한편, 중국의 남쪽 도시로서 세계의 관문 역할을 기대하고 있기도 해요. 또한 문화예술을 이용해 지역의 브랜드를 강화하고, 관광도시로서 홍콩의 입지를 보다 강화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답니다.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진행된 사업인만큼, 진행에 있어 우여곡절도 많이 있었던 '서구룡 문화예술지구 사업'은 중국으로의 반환이 이루어진 직후인 1998년 처음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홍콩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도시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당시의 홍콩 정부는 홍콩이 문화와 예술의 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이 서구룡 문화예술지구 조성 사업을 처음 제시했는데요. 하지만 시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이후 2006년 도날드 창 전 정부로부터 다시 거론되기 시작한 사업은 2010년, 국제 설계 공모전을 거치며 더욱 구체화되었고 현재는 국제 설계 공모에서 최종 선택된 마스터플랜을 기반으로 첫 번째 단계의 인프라 시설 공사를 마칠 예정입니다.

사업이 완성된다면, 홍콩 서구룡 지역은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가득한 도시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정부 주도로 시작된 10년 이상의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본 도시재생 프로젝트의 성공 사례로도 주목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다양한 현대미술관이 서구룡 문화예술지구에 들어올 예정인데요. 특히 중국 정부의 심의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편인 홍콩에 지어진 예술지구인만큼, 다양한 장르의 현대미술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중국 본토와는 다른, 홍콩만의 특성을 살린 공연예술을 볼 수 있는 공간에도 많은 투자가 이루어질 전망입니다.


   정부 주도 도시재생사업을 위한 공공기관, URA



2001년, 홍콩정부는 정부 주도의 도시재생사업의 본격화를 위해 URA를 설립했습니다. URA란 Urban Renewal Authority의 약자로 정부조직이나 민간조직이 아닌, 홍콩의 도시재생을 위해 정부 출자로 설립된 준정부기관인데요. '주민 친화적인 도시재생'을 특징으로 도시에 대한 포괄적이고 통합적인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사업적인 관점으로만 도시재생을 바라보았던 이전의 정책들과 차별화되는 URA만의 특징이랍니다. 단순한 물리적 재개발 사업이 아닌, 재생지역의 사회적인 측면과 경제적 측면, 그리고 인근지역과의 관계를 모두 고려하는 섬세한 접근방식을 취하는 것이죠.

URA를 통한 도시재생은 또한 기존의 도시가 가지고 있는 특징의 보전과 재개발이 함께 조화를 이루어 도시기능이 활발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또한 커뮤니티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있기도 해요. 이는 도시재생의 궁극적인 목표인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제고'에 충실하기 위한 것으로 홍콩 정부는 이렇게 도시재생사업 추진에 있어 다양한 주민들의 이해관계를 반영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토지주택소유자에게는 합리적인 보상을, 세입자에게는 적절한 주거지를 제공하고 주민 전체가 재생사업에 관해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배려해 주었죠.



쿤통은 URA에서 진행했던 도시재생 사업 중 가장 크고 복잡한 지역으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철도가 인접하고 있어 유동인구가 많은 편이었지만 하층노동자가 밀집해 있었고 지역 내 인프라가 매우 노후화되어 있어 지역의 규모에 비해 도시 내부는 매우 낙후되어 있었어요. 특히 주변의 임대주택에는 주민들을 위한 공공공간이나 녹지, 상업공간 등의 시설이 매우 부족했습니다. 2005년 여론조사로부터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간 쿤통 지역 재생사업은 2년 간 지역주민들과의 협의를 거쳐 2007년,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했습니다. URA에서는 그동안 그룹토의와 디자인 워크숍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주민의견을 수렴해 왔는데요. 이 밖에도 뉴스레터의 발간으로 사업의 진행상황을 지속적으로 공유하는 등 도시재생사업에 있어 주민들이 소외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리하여 URA의 쿤통 지역 재생사업은 다섯 가지의 원칙을 반영한 계획안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다섯 가지 원칙은 1)계획과 디자인 과정에서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보장, 2) 쿤통 인근지역에 양질의 상업, 교통활동의 거점을 제공할 수 있는 창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3) 지역의 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단계적 개발, 4) URA 지침을 수용한 주민에 대한 충분한 보상, 5) 프로젝트의 원활한 진행을 보장하는 재정계획 등이 있습니다.

이후 2007년 3월부터 9월까지, 사회영향평가의 실시를 통해 인구와 가구특성, 소득, 거주기간 등의 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통해 URA의 재생사업이 각 가구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재생사업에서 있게 될 주민들의 입주 및 이주계획과 보상, 커뮤니티 공간계획 등에 반영되었습니다. 쿤통지역은 전형적인 저소득층 거주지역으로 노인, 장애인 등의 사회적 약자를 비롯해 이주민, 노점상 등이 밀집되어 있었는데요. URA에서는 사회복지팀, 서비스팀을 구성해 이들에 대한 지원대책과 효과적인 이주대책을 마련하기도 했어요.



URA와 서구룡 예술지구의 사례를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도시재생 사업의 시사점은 '도시의 정체성'과 '공공성'에 대한 이해라고 생각합니다. 도시재생사업은 해당 지역 주민들이 보다 윤택한 삶을 누리도록 하는 것이 1차적인 목표입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지역 주민들과의 원활한 소통 체계 마련, 지역의 특징에 대한 연구가 동반되어야만 해요. 비록 이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사업을 위한 도시재생이 아닌, 주민을 위한 도시재생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서구룡 지역의 사례와 같이 도시에 가장 필요한 요소가 무엇인가를 잘 파악하고, 이에 대한 효율적인 투자를 하는 것 역시 주목해야 할 포인트랍니다.

또한 성공적인 도시재생에서는 무엇보다도 지역에 대해 정통하며 정부와 민간이 운영하기 어려운 세부적인 사항을 관리하는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요. 낙후된 도시를 새로이 바꾸는 일은 정부와 민간 기업, 또는 주민들 각각의 힘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최근 공공과 민간의 협력이 더욱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인데요. 하지만 각자의 이해관계 또는 소통체계에 따라 오해를 빚기도 하고 갈등이 생겨나기도 하죠. 이러한 요소를 최소화하고 원활한 소통체계의 마련을 위해서는 홍콩의 URA와 같은 담당기관의 역할이 매우 크답니다.


홍콩의 도시재생사업은 아직까지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많은 곳에서 도시재생을 위한 사업안이 추진되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는 작은 규모로 추진되는 것도 있지만, 정부나 공공에서 주도하고자 하는 사업들도 있죠. 오늘 소개해드린 홍콩의 사례를 참고한다면, 최근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도시재생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한층 깊이있는 이해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서구룡 문화예술지구, URA, 플리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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