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행사] 2015 플러그 인 컨퍼런스 현장스케치: 발표(4) 윤상훈 세운상가 거버넌스 팀 디자인 팀장

Date : 2015.10.22 10:00 / Category : 주요사업/네트워크행사

협력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플러그 인 컨퍼런스의 이어지는 네 번째 발표는 세운상가 거버넌스팀에서 디자인을 맡고 있는 윤상훈 팀장의 '세운상가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1960년대에 지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주상복합 건물인 세운상가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공간재생 프로젝트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옛 도심에서 그곳을 지켜온 사람들과 예술가, 새로운 도시의 흐름이 함께 공존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답니다.



   국내 최초의 주상복합단지, 세운상가



오랜 추억의 장소인 세운상가는 1945년, 비어있던 터에 빈민들이 들어서며 슬럼화가 되었던 지역에 도시 슬럼화 해소를 목적으로 세워진 국내 최초의 주상복합단지였습니다. 70년대에는 고급 주거시설의 대명사이자 국내 유일의 종합 가전제품 상가로, 80년대에는 개인용 컴퓨터가 보급 확산되면서 삼보컴퓨터와 같은 국내 브랜드의 시작점으로 유명한 곳이었어요. 이와 함께 다양한 개발자들이 산업 네트워크를 형성하던 곳이었답니다. 90년대에는 오락기 산업이 부흥하며 잠시 명성을 이어갔지만, 이후 대부분의 상가들이 용산과 구로 등의 지역으로 이전하며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이와 함께 각종 정책적인 규제, 강남 지역의 개발과 새로운 상권의 개발 등으로 2000년대부터는 본격적인 슬럼화 양상을 띄기 시작했어요.

이후 2004년부터 세운상가를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하고 2006년, 세운상가군을 철거한 뒤 녹지공원을 조성하는 계획이 세워졌습니다. 하지만 주변 지역의 일부만 재개발된 채 세운상가의 재개발은 전면 무산되었죠.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었지만 이내 무산되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점점 쌓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014년, 세운상가 재개발 사업은 '재생'을 키워드로 다시 한번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예술과 도시의 역사가 공존하는 새로운 공간


건물의 모양은 그대로 유지하며 공중 보행 데크를 만들고, 미로같이 얽혀 있는 내부에는 다양한 예술가들이 모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영화나 화보의 촬영 장소로 사용되는 등 세운상가의 색다른 매력을 찾아내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이와 더불어 상대적으로 싼 임대료로 인해 작품활동의 근거지를 옮겨 온 예술가들도 있었으며 이렇게 입주한 예술가들은 여러 가지 방면에서 세운상가를 작품의 소재로 삼게 되었죠. 전자기기를 중심으로 발전하던 옛 공간은 이렇게 예술과 옛 풍경이 공존하는 색다르고 기묘한 곳으로 변모해가기 시작했답니다.



동시에 세운상가 거버넌스 팀에서는 예술가와 세운상가의 상인들이 함께할 수 있는 세 단계의 프로젝트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주민들의 얼굴과 각각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초상화 인터뷰와 세운상가 재생을 위해 필요한 설문조사, 세운상가 내부의 구조를 파악하고 홍보이벤트를 구상하기 위한 커뮤니티 매핑으로 이루어진 '관계 맺기'가 그 첫 단계였는데요. 이를 통해 거버넌스 팀과 세운상가의 주민들은 서로를 좀 더 이해하고 친밀감과 신뢰를 쌓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본격적인 세운상가의 역량강화를 위해 상가의 기술 장인들과 상인들이 각자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멘토링을 제공하는 청년학교를 운영했습니다. 세운상가의 장인들로부터 기술을 배우는 '세운상가 장인학부'와 주민과 청년들이 함께 상가에 필요한 디자인 작품을 제작하고 설치하는 '세운상가 공공디자인학부' 두 가지가 마련되었답니다. 마지막으로는 앞으로 진행될 '주체형성' 단계를 추진하기 위해 세운전자박물관, 문화콘텐츠앱스튜디오, 기억저장소 등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구상 중에 있습니다.

발표의 마지막에, 윤상훈 팀장은 거버넌스에 대해 '버스를 타는 것과 같다'라는 표현을 했습니다. 목적지를 향해 앞만 보고 달리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천천히 돌아가는 길을 선택해 정류장들을 빠지지 않고 들러오며 같은 목적지를 향해 가는 사람들과 함께 가는 것이 바로 거버넌스의 진정한 의미라는 것인데요. 빠른 속도로 추진할 수 있는 재개발 사업이 아닌, 옛 모습을 살리며 함께 갈 수 있는 재생을 택한 세운상가에 대해 잘 표현해줄 수 있는 말인 것 같아요. 구도심의 낡은 시설을 이용한 사업이 다시금 주목받는 요즘, 세운상가는 앞으로도 계속 주목할 만한 구도심 재생 사업의 하나로서 도시, 청년, 예술, 그리고 산업이 한데 모여 새롭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에 대한 좋은 예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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