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재생] 기업과 사회적 기업, 지역주민들의 협력을 통한 지역재생 성공사례, H빌리지

Date : 2015.09.30 10:30 / Category : 정보공유/국내사례

2014년 한 해, 현대자동차그룹과 한국메세나협회, 사회적기업 000간은 문화예술을 활용한 지역재생 프로젝트, H빌리지를 진행했습니다. 지난 3회 플러그 인 토크에서도 문화예술사회기업의 성공적인 국내 사례로서 언급된 적이 있는데요. 기업과 함께하는 지역재생,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예술가와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협력해 지역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으로 좋은 예시가 되어주고 있답니다.


현대자동차그룹 지역재생


H빌리지 프로젝트의 진행 프로그램에는 이름없는 봉제공장에 간판을 설치하는 '거리의 이름들', 공공을 위해 거리에 평상을 만드는 '거리의 가구들', 마을을 알리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하는 '도시의 산책자', 지역경제와 결합하는 로컬 브랜딩 '제로웨이스트 워크숍'이 있습니다. 실제로 적용이 가능하고 지속적인 주민들의 관리가 가능하도록 사용자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한 것이 프로그램들의 특징인데요. 이러한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H빌리지 프로젝트는 '반드시 워크숍을 통해 제작한다',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한다' 두 가지의 실행 원칙을 정한 후 단순히 멋진 디자인이 아닌 여러 차례의 워크숍과 설문조사를 거치며 프로젝트를 진행했답니다.

   봉제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거리의 이름들


현대자동차그룹 지역재생


서울 창신동은 1960년대와 70년대 경제산업을 이끌던 경공업 중 하나인 봉제산업의 중심지였습니다. 하지만 다른 개발도상국의 저렴한 임금과 기업의 해외공장 이전으로 인해 타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점차 쇠락해가기 시작했어요. 이로 인해 창신동 역시 열악한 노동환경과 인력의 노령화, 이로 인한 지역 경제의 침체를 겪으며 다양한 사회 문제를 안고 있었죠. 특히 국내 봉제 산업의 경우, 도심의 인프라를 기반으로 성장해왔기 때문에 봉제 산업의 쇠퇴는 지역의 슬럼화를 같이 가져오며 경제 뿐 아니라 지역의 낙후현상까지도 문제로 대두되었습니다.

창신동에 위치한 소규모 봉제공장의 대부분은 간판이 없는 가게들이었습니다. 이는 이미 수년간 관계를 유지해 온 거래처와의 수주로 가게 운영을 해 온 창신동의 문화 때문이었는데요. 하지만 이러한 산업 구조는 외부 거래처의 창신동 진입을 막고, 구조 내 하청 일감이 적어지는 비수기에는 공장 운영을 어렵게 만들었죠. 이에 H빌리지 프로젝트에서는 간판을 만들어 창신동의 소규모 봉제공장들의 정보를 제공한다면, 새로운 연결고리를 만들어 지역의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2014년 6월 '거리의 이름들' 프로젝트가 시작하게 되었죠.


현대자동차그룹 지역재생


2014년 6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진행된 '거리의 이름들'을 통해 창신동에는 메인 거리인 창신길과 647번지 일대를 중심으로 총 54개의 간판이 설치되었습니다. 외부와의 연결고리가 부족한 봉제마을의 산업 구조를 변화시기는 단초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요. 

거리의 이름들 프로젝트의 목표는 봉제공장에 새로운 연결고리를 만들어 지역의 환경을 살리고,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의 연결고리는 창신동의 소규모 봉제공장과 000간의 관계 역시 포함되는데요. 간판 제작 요구가 들어오면 우선 그 공장을 방문해, 공장 사장님과 '공장의 간판을 디자인하고 설치해주는 일'과 '봉제 공장 사장님들의 재능'을 교환하기로 약속받습니다. 사장님으로부터 교환 받은 재능은 주로 000간의 새로운 제품 샘플을 만들거나 창신동을 견학 온 아이들에게 봉제 공정을 설명하는 일인데요. 이렇게 각자의 재능을 주고받는 형태로 봉제공장과 000간이 창신동에 함께 하는 이웃으로써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하고, 간판을 설치하면 끝나는 일회적인 관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랍니다.

   주거환경 개선으로 지역의 인식을 개선하는, 거리의 가구들


현대자동차그룹 지역재생


창신동은 가파른 언덕길이 많이 쉴 수 있는 공간이 곳곳에 필요했습니다. 주거지와 봉제 공장이 복잡하게 겹겹이 들어서 있고, 좁은 길에는 커다란 원단을 실은 오토바이가 바쁘게 지나다니는 탓에 주민들은 갓길에 그대로 주저앉아 불편하게 휴식을 취하곤 했죠. 그리하여 H빌리지 프로젝트에서는 창신동 메인 거리인 창신길 곳곳에 주민들과 외부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공 평상 다섯 개를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평상은 지역의 산업 잉여물을 이용해 만들어졌으며 유동인구가 많은 슈퍼마켓을 중심으로 미용실, 어린이집 등 사람들이 모여 쉴 수 있는 장소 앞에 설치되었어요.

평상 제작에 사용되었던 재료들은 모두 창신동 여기저기에서 발견되는 산업 잉여물들이었습니다. 재봉기기는 수명이 다하면 나무판까지 버려지기 때문에 이를 주재료로 적극 활용했으며 디자인은 설치 장소에 따라 장소의 아이덴티티를 잘 나타낼 수 있는 재료를 이용했어요. 평상 제작 과정은 모두 지역의 청소년들과 함께 했는데요. 이를 통해 지역의 잉여물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산업 잉여물에 공공의 가치를 부여하고자 했습니다.

간판 제작과 마찬가지로 공공의 평상 역시 정기 워크숍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했습니다. 프로젝트가 완료되기까지 총 5개의 평상이 각기 다른 창신동 커뮤니티와 함께 제작되었습니다. 지역 주민들의 편의성 증대 뿐 아니라 '거리의 가구들' 프로젝트는 지역에 필요한 공공의 가구를 주민 스스로가 만듦으로써 우리 지역 환경 문제에 대한 주체성과 자발성을 키우는 효과도 볼 수 있었답니다.

   마을을 여행하는 새로운 방법, 도시의 산책자


현대자동차그룹 지역재생


도시의 산책자는 낡고 오래된 달동네로 인식되는 창신동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는 방식을 제안하는 앱으로,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디어 공유 플랫폼으로의 발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화려한 도시 뒤에 감추어진 산업과 삶의 진솔한 모습을 만나는 것을 목표로 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전통적인 전시에서 벗어나 창신동의 본모습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전시를 기획하기 위한 프로젝트였는데요. 마을 어르신들은 스토리 지도 제작에 참여하고, 마을에 대한 추억을 MP3에 담아 참여자들에게 대여했습니다. 그리고 참여자들은 주민들의 이야기가 함께 하는 산책을 통해 지역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단지 오래되고 낡은 지역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역사적 가치와 새로운 상상력이 가득한 곳이라는 이미지로 동네를 재인식할 수 있게 되었어요.

프로젝트에 대한 반응은 매우 뜨거웠습니다. 지역이 가진 가치의 재발견이라는 취지에 약 45일 동안 350명의 사람들이 방문했으며 기간이 끝난 후에도 전국에서 프로그램 참여 문의가 이어졌어요. 이로 인해, 도시의 산책자는 앱으로 제작되어 진입장벽을 낮추고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앱 버전으로 만들어진 '도시의 산책자'의 가장 큰 특징은 도시의 산책자가 단지 지역을 산책하고 감상하는 도구에서 나아가, 산책 중 발견하게 되는 문제점이나 지역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아이디어 공유 플랫폼'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입니다. 또한 지역의 먹거리나 볼거리, 일거리 등 다양한 지역 자원에 대한 정보도 제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도록 유도하기도 했죠. 이러한 변화는 프로그램을 통해 생겨난 외부의 관심이 지역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려는 지역재생의 움직임을 더욱 부추기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답니다.

   제로웨이스트 프로젝트, 메이드 인 창신동


현대자동차그룹 지역재생


창신동은 동대문 의류 시장의 배후기지로 동대문 의류 도매 시장 생산의 80%를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렴한 해외 생산이 증가하면서 국내의 소규모 봉제 공장은 일거리가 줄어들고 있었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하청받는 카피제품을 생산하는 기존의 산업구조를 벗어나는 것이 우선이라는 아이디어가 제시되었습니다. 그래서 000간에서는 H빌리지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의 자원을 활용하여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그 제품을 창신동 봉제공장에 새로운 일감으로 제공해 판매 수익은 지역에 환원되는, 새로운 사이클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로컬 브랜드 <메이드 인 창신동> 은 이러한 배경에서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000간에서 개발한 여러 종류의 제로웨이스트 디자인 제품을 지역의 봉제업 종사자들과 함께 제작하며 일자리 창출의 효과를 얻음과 동시에 유통마진이 없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들은 윤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게 하는 지역의 로컬 브랜드인 것이죠. 윤리적인 소비 태도의 확산 뿐 아니라 000간에서 유도한 메이드 인 창신동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는 미적으로 아름다우면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담긴 제품의 생산과 친환경적인 옷 제작이었습니다. 


창신동의 봉제공장에서는 매일 옷을 만들고 남은 수많은 원단조각들이 버려지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원단 쓰레기는 연간 8천 톤 가량이었는데요. 메이드 인 창신동 프로젝트에서는 옷의 생산방식에 문제가 있어 이러한 쓰레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여겨 쓰레기가 혁신적으로 적게 나오는 재단 패턴을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제작 과정에서 쓰레기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제로웨이스트 디자인인 것이죠.

앞으로도 창신동의 지역재생 사업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충분한 홍보와 주민들의 호응이 필요할 것입니다. 한번 설치 후 잊혀지는 것이 아닌 지속적으로 설치된 간판과 평상 등을 관리해 주변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 텐데요. 이와 함께 일감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봉제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프로젝트와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 지역재생


이렇게 실행된 H빌리지의 네 가지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기업의 재정 지원과 사회적 기업의 적극적인 협조,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이루어낸 성공적인 지역재생 사례로 손꼽히고 있는데요. 기획과 진행을 지역의 사회적 기업에서 주도하며 사업의 자율성을 확보하고 지속적인 소통으로 일시적 조직이 아닌 주민과 사회적 기업의 상호작용, 수평적 네트워크 마련 등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볼 수 있어요. 총 참여 인원은 약 2230명, 워크숍을 진행한 횟수는 84회로 여러 차례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지역 주민들의 의사를 적극 반영한 것 역시 지역을 살리는 데에 큰 일조를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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