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영] 유럽 기업의 조직내에서 예술을 접목한 개입의 현황

Date : 2015.07.09 16:32 / Category : 정보공유/협력+

오래 전부터 유럽에서는 기업의 조직 안에서 구성원의 능력을 잘 활용하기 위해 예술의 힘을 빌려왔습니다. 현재 세계시장의 어려운 상황을 돌파할 해결책 역시 예술에 있다고 생각한 유럽은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인데요. 그래서 기업과 예술인을 연결하고자 하는 매개 단체가 많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문화예술협력네트워크 블로그에서는 이런 다양한 매개 단체를 소개할 예정인데요. 오늘은 유럽 기업 조직 내 예술적 개입에 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조직 내 예술적 개입(Artistic Intervention)은 쉽게 말해 예술인을 기업 경영에 직접 투입하는 것인데요. 좀 더 자세하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산학협력단 아르꼼 사업팀의 '2013 문화예술을 통한 창조경영 활성화 지원사업'인 유럽 문화예술 창조경영 사례 연구 결과 보고서의 내용을 발췌 및 재구성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조직 내 예술적 개입이란?

다년간 유럽 내 예술적 개입의 실천 사례를 연구해 온 독일사회과학연구소(WZB)의 안탈 박사에 따르면, 예술적 개입은 예술업계의 사람, 실행, 작품이 기업의 조직의 세계로 들어가서 개발을 지원하거나 촉발시키는 과정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예술적 개입은 예술가나 예술 단체가 기업, 기관 등의 조직에 투입되어 예술가와 조직원 간의 상호 작용 및 학습의 과정을 바탕으로 다양한 차원의 조직 개발을 일으키고, 또한 그 자체가 예술적 작업으로서 미학적 성취를 얻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이는 브랜드 구축이나 상품 개발을 위한 예술가와의 콜라보레이션이나 기업의 예술가에 대한 일방적 지원을 일컫는 스폰서쉽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예술과 조직, 어느 한 쪽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닌, 예술과 조직이 전혀 다른 세계를 탐험하는 창조적 충돌의 과정을 통해 학습하고 공동 발전하는 과정에 초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이런 움직임은 국내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1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 아래 한국예술종합학교 산학협력단의 아르꼼(ARCOM) 사업을 통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유럽의 창조경제와 예술적 개입

마이클 허터 교수(Michael Hutter, WZB, Cultural Sources for Newness 연구유닛 대표)가 했던 2013 Creative Clash 컨퍼런스 연설을 잘 들어보면 유럽의 창조경제와 예술적 개입에 대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창조경제(Creative Economy)는 문화와 창조 산업 영역보다 매우 광대합니다. 제품 생산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생산경제(Productive economy) 시대 이후 문화예술의 장점이 접목된 창조경제의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그래서 창조경제 시대의 조직과 정책입안자들에게 큰 변화에 직면하고 있어요. 그 이유는 창조경제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사업을 하고, 동시에 상품을 소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창조경제에서는 새로운 것이 보편적입니다(the new is normal). 그렇기 때문에 창조경제는 원인(cause)이 아니라 우연(chance)에 의해서 작용하게 됩니다. 여기서 불확실성은 긍정적으로 역할을 하게 되는데요. 전통적으로 부정적인 역할로 여겨졌던, 피할 수 없는 실패의 위험이라기 보다는 기대 밖의 무언가를 성취할 수 있게 하는, 환영할만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보통 창조경제로 가는 길목의 풀기 어려운 문제인 “어떻게 새로움을 찾을 것인가?”란 의문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것은 문화유산에 근접하는 가치가 있습니다. 오늘날 ‘혁신의 역설(Innovation Paradox)’이라고 불리는 플라톤의 메논 대화록에서는, “만약 네가 무엇을 찾고 있는지 알고 있다면, 왜 찾는가? 네가 찾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모르는데, 찾을 이유가 있는가?”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전통적, 이성적, 인과관계의 전략으로는 새로운 것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왜냐하면 새로운 것은 이미 존재하는 것으로부터 논리적으로, 일관성있게 따르지 않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술가들 특유의 자기 만족 논리는 조직에서 이성적인 행동을 특정짓는 목표 지향의 기능적 만족과 충돌을 일으킬 수 있어요. 예술적 개입은 기업에 충돌, 격동, 폭풍을 처음 일으키는 데 적합합니다. 이것은 창조경제에게 필수적인 자원, 끊임없는 새로운 아이디어의 흐름, 새로운 성좌(Constellation)와 경험을 제공하게 되는 것이지요.


새로움은 놀라움과 압도됨, 환경과 타이밍에 의한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공한 새로움과 혁신이 자주 우연히 만나게 되고, 다양한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즉흥적이거나 우연한 예술은 창조경제에 있어 중요한 근본적인 이유가 되어줄 겁니다.



유럽의 조직 내 예술적 개입 현황 

이미 소개해드린 스웨덴의 틸트(TILLT) 외에도 유럽 전역의 다양한 사례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기업 내에 예술인들의 개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틸트에 대한 안내는 지난번 글을 참고하세요. 

스웨덴의 문화예술 창조경영을 이끄는 비영리단체, TILLT(http://artnetworking.org/142)


1 스웨덴 틸트(TILLT)와 PAROC 그룹

틸트 내에서는 먼저 소개해드렸던 AIRIS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친환경 가솔린 생산업체 '아스펜 페트롤리움' 외에도 좋은 결과를 얻었던 사례가 많습니다. 그 중 PAROC 그룹의 사례는 스웨덴 국영방송 뉴스에 소개될 정도로 주목을 받았었는데요. 


PAROC은 스웨덴에 본사를 둔 석재 단열재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2012년 기준 총 매출액이 10억 천만 유로(한화로 1조 5천 억 원), 491명을 고용하고 있는 중견 기업입니다. 2006년 PAROC은 경쟁력 제고를 위해 리더십을 기르고, 권한을 조직의 하부로 이양하는 등 HR 정책에 많은 변화를 꾀하고자 하였고, 공장의 업무 분위기에 대한 조사를 통해서 이를 위해서는 이전의 업무 훈련과는 다른 정말 새로운 액션이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고 해요. 이에 시범적으로, 2개 공장에서 변화의 과정과 작업 분위기를 부드럽게 할 수 있는 윤활제로 예술적 개입을 도입하게 됩니다. 


배우이자 연출자인 Victoria Brattström는 조직원과의 첫 만남에서 충분한 소통을 통해 예술에 대한 불안과 회의를 종식시키고, HR 담당자 및 조직원과 연구팀을 이루어 내재된 문제를 발견하고 소통을 증진하기 위한 활동을 계획하였습니다. 극예술에 국한하지 않고 사진작가를 초청하여 촬영 기술을 배워 이를 공장의 일상을 기록하고 재발견하는 데에 활용하거나, 그림과 글쓰기 콘테스트를 열어 직원의 관심과 참여를 증진하고, “우리는 그것을 하고있다(We are doing it)” 라는 제목의 공장 안의 사람들과 일어나는 활동들을 조명하는 훌륭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예술적 개입의 과정은 대부분의 조직원에 의해 매우 높게 평가되었어요. 직원들은 “기계 뒤의 사람을 보게되었다.”, “우리가 바퀴의 톱니가 아닌 사람으로서 만나고 소통하게 하였다.” 등의 이야기를 하며 동기와 소통 능력이 굉장히 향상되었고, 새로운 의사소통 네트워크가 구축되고, 충성심도 향상되고, 열린 업무 환경이 조성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놀라운 성과는 생산 효율성이 24%나 향상되었다는 것입니다. PAROC은 이후에도 다른 장르의 예술을 도입하며 예술적 개입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2  스페인 C2+I와 FAGOR

C2+I(Culture, Communication and Innovation)는 기업, 연구소, 사회 조직 및 공공 기관이 예술가나 사회 연구자(Social Thinkers)와 함께 협업할 수 있는 장단기 프로그램의 기회를 만들고, 이들 간을 매개하는 전문 기업입니다. 스페인 북부의 바스크 지방을 중심으로 경제와 문화, 사회적 조직 간의 창조적 과정과 새로운 관계의 영역을 증진하고 있는 컨설팅 기업이에요. 주력 프로젝트는 Conexiones Improbables(CI)로 다년간의 경험을 통해 기업의 규모와 니즈에 맞추어 9개월, 6개월, 2일 등 다양한 포맷의 프로그램을 개발해 왔으며, 특히 최근에는 “Creative Pills”라는 이름으로 지역의 중소 기업과 2~3회의 단기 세션을 통해 예술적 개입의 효과를 경험하고 프로토타입을 산출해내는 작업을 진행하여 지역 정부에게서 그 효과를 인정받고 지속적인 지원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성공사례는 가전 업체 Fagor를 꼽을 수 있어요. Fagor는 세계 가전기기 시장의 5.2%를 점유하고 있는 스페인 최대의 가전기기 회사입니다. 이 회사는 다른 260여 개의 기업들과 함께 몬드라곤 협동조합에 소속되어 있는데요. 몬드라곤 협동조합은 1941년 설립된 세계 최대의 협동조합으로, 5개의 대륙에 진출하여 매해 150억 유로(한화 약 23조원)의 규모의 매출을 거두며 8만 5천명의 임직원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2011년 1월, Fagor는 협동조합이라는 기업구조가 가진 가치에 바탕을 두고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이윤을 창출하고자, 고객들이 활발한 조력자가 되고, 더 나아가 협동조합의 일원이 되도록 상호작용을 독려할 수 있는 채널을 개발하고 싶어합니다. 이때 PKMN이라는 아티스트 그룹과 만나게 되는데요. PKMN은 Rocio Pina와 Camelo Rodriguez가 2006년 이룬 아티스트 그룹으로 , 건축과 타 학제 간 융합 아이디어, 도시 액션, 정체성, 마케팅, 커뮤니케이션과 기억에 관한 작업을 함께 진행해왔습니다. 


이들은 "Creative Commons"에서 모티브를 얻은 "Domestic Commons"라는 개념을 Fagor에 제안했습니다. 이 개념은 고객들이 새로운 오픈 플랫폼을 통해 가전기기에 대한 집단 정체성을 형성하는 경험을 공유하고 개발하는 과정을 지원하며, 그로 인해 가전기기 도구와 데이터의 흐름을 활성화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었습니다. 2011년 5월, Fagor는 이 개념에 기반한 예술적 개입 계획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2012년 1월, Fagor는 4,000명의 팔로워가 유입되었고, 협동조합의 가치와 상황을 받아들이는 새로운 태도의 이론적 토대를 개발했으며, 이 토대에 기반하여 50명의 신규 회원이 가입합니다. 또한 조합원 간의 소통과 활성화가 일어났고, 이론상의 예측이 아닌 실제 경험에 의해 검증된 유의미한 결과들을 수집하게 됩니다. Fagor는 가전에 대한 집단 정체성과 관련된 경험을 공유하는 독특한 소통 커뮤니티를 만들게 된 것입니다. 



3 국가별 예술적 개입 관련 공공 정책 추진 사례

위에서 살펴본 것 외에도 다양한 사례가 있어 정리해보았습니다. 먼저 핀란드 정부에서 수립한 2020 국가 혁신 정책에는 핀란드를 최고의 업무환경을 지닌 국가로 만들고자 하는 전략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예술과 기업의 연결을 통해, 예술이 업무 환경과 조직원의 웰빙에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지 연구하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입니다.


또 스웨덴 산업부는 예테보리를 중심으로 스웨덴 서부 지역의 상공회의소와 예술대학들과 함께 예술적 개입 매개 단체인 TILLT를 플랫폼으로 혁신을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2010년 덴마크 정부는 문화부와 통상산업부의 협력으로 예술과 기업과의 공동 협력을 증진하는 정책보고서를 발간하였으며 그 결과로 3개 이니셔티브- 예술과 기업의 만남의 장소이자 시장 역할을 하는 공간인 Nvx, 예술과 기업 간의 잠재력을 탐구하는 연구 컨소시엄인 The Creative Alliance, 문화 기업가 스타트업 지원 조직인 Louiz 을 제안했다고 합니다.



4 대학의 경영과 예술 통합 사례

갈수록 어려워지는 대학 경영에도 예술적 개입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핀란드에서는 2010년 Helsinki University of Technology, Helsinki School of Economics, University of Art and Design Helsinki가 Aalto University로 통합되어 경제와 기술, 예술의 다채로운 통섭의 지향에 첫 걸음을 떼었습니다.


킹스 크로스 판 크라스 역사


영국 최고 예술대학인 University of Arts, London은 2013년 Innovation Insights Hub를 설립하여 혁신과 창조의 과정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기업과의 협업 이니셔티브를 개발하며 관련교과를 운영합니다. 더불어, 구글 및 Guardian News & Media, Media Guardian와 같은 유명 출판 업체들이 이주할 예정인 킹스 크로스 판 크라스 역사로 통합 신 교사를 이전하여 기업과 예술 대학 협업을 확대할 예정에 있다고 합니다.



유럽 기업 조직 내 예술적 개입은 생각보다 깊게 그리고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이미 국내에도 다양한 방법의 활동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앞으로도 문화예술 창조경영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사례로 꾸준히 인사드리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사진 출처: 틸트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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